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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신사를 짓는 일본의 젊은 목수 나카미야 마사토의 삶과 꿈
    FEATURE 2020. 1. 7. 00:45

     

    나카미야 마사토. 만 25살. 일본 도쿄 바로 옆 사이타마 시에 살고 있는 그는 신사와 절을 전문으로 하는 토목 건축 사무소에서 일하는 8년차 미야다이쿠*다. 목수라는 직업이 우리나라보다는 낯설지 않은 일본. 그럼에도 신사나 절과 같은 전통 건축을 업으로 삼는 사람은 역시나 드물다. 기나긴 수련처럼 보이는 길. 그 길을 걸어가기로 한 젊은이의 삶과 꿈은 어떤 모습일까. 

     

    *미야다이쿠(宮大工): 신사·절·궁전 따위의 건축을 전문으로 하는 목수. 한국어에는 이를 표현하는 단어가 없어서 이 글에서는 미야다이쿠라 부르기로 한다.

     

    Editor Heejo Lee


    "목수, 어떻게 되는 거야?"

     

    간단한 자기소개 해줄 수 있어?

     

    나카미야 마사토. 25살이고, 18살부터 미야다이쿠 일을 하고 있어.

     

    지금 다니고 있는 회사는 어떤 곳이야?

     

    도쿄 근처 사이타마에 있는 신사, 불각을 전문으로 하는 토목 건축 사무소야. 새로운 신사, 절을 만들 때도 있지만 주로 지붕 수리, 보수 공사 일을 받아서 해.

     

    회사는 어떻게 들어갔어?

     

    목수 일을 원래 하고 싶었는데, 그때는 스승 밑에 제자로 들어가서 수련하는 도제 구조일 거라고 막연하게 생각했지. 그래서 특별히 조사하거나 미리 전화하지 않고 회사에 무작정 찾아갔어. 일요일이어서 보통은 쉬는 날인데, 마침 일하는 사람이 있었어. 그 사람이 일을 보여주더라. 그리고 오야카타*께 얘기를 전해줘서 면접을 보게 됐어.

     

    *오야카타(親方): 우두머리, 회장님 등을 지칭하는 일본어. 오야붕과 비슷한 말.

     

    왜 목수가 되고 싶었어?

     

    옛날부터 물건 만드는 일을 좋아했어. 미야다이쿠의 일은 자기가 만든 게 역사로 남는 일이고. 무척 소중한 일이라고 생각했어.

     

    주변에 그런 일을 하는 사람이 있었어?

     

    아니, 없었어. 그냥 하고 싶었어.

     

    처음 들어가서 어땠어?

     

    생각했던 거랑 다른 점도 많았어. 갑자기 일을 할 순 없으니 처음 여섯 달 정도는 청소나 잡일만 했어. 그러다 조금씩 현장에 데려다줬는데, 일을 어깨너머로 보기 시작했어. 그러면서 흥미가 더 커져서 그만두고 싶다는 생각은 안 했어.

     

    직원들은 보통 어떤 식으로 일해? 

     

    오야카타랑 한 지붕 아래서 같이 살면서 돈도 안 받고 일하는 그런 옛날식 제도는 많이 없어진 것 같아. 보통의 회사원처럼 급료를 받으면서 출퇴근하는 식이야.

     

    보통 어떻게 들어오는 사람이 많아?

     

    우리 회사는 전문대학교 건축과를 나오거나 전문고등학교에서 건축과를 나온 사람들이 많이 다녀. 부모가 건축 사무소를 운영하거나 주변에 목수 일을 하는 사람이 많던 사람들도 있지.

     

    일본에서 목수는 많은 편이야?

     

    목조 건물이 많으니까 목수는 꽤 있어. 하지만 신사나 절을 짓는 미야다이쿠는 극히 일부분이고, 일도 전국적으로 많은 편은 아니야. 그래서 아무래도 돈을 벌기 위해서보다는 하고 있는 일에 대한 자부심이나 사명이 큰 사람들이 많은 것 같아.


    "나무가 가르쳐주는 것"

     

    전통 건축이랑 일반 건축의 차이점을 간단히 알려줄 수 있어?

     

    전통 건축은 일반 주택을 짓는 데 비해 재료가 더 커. 지붕이 크니까 지붕을 받치려면 아래 구조를 크게 하지 않으면 안되거든.나무는 시간이 지나면 휘기 쉬워서 휘어지지 않게 하려면 두 나무를 직각 혹은 비스듬하게 접합시켜야되.(못은 보강에는 사용하지만 기본 구조에는 쓰지 않는다). 이렇게 재료도 크고 손도 많이 가기 때문에 돈이 많이 들어. 또, 일반 건축은 재료를 자르는 데 보통 기계를 쓰지만, 전통 건축은 복잡해서 기계가 못하는 부분도 많아. 

     

    지붕 곡선의 자재를 만드는 과정

    일본에는 신사가 꽤 많은 것으로 알고 있는데, 일이 없어질 일은 없지 않을까? *일본에는 편의점보다 신사의 숫자가 더 많다.

     

    그럴 수도 있지만, 일꾼들은 줄어드는 편이야. 일단 도구를 만드는 사람이 줄고 있어. 좋은 도구를 만드는 재주 많은 장인들이 점점 귀해지고 있지. 기계로 대량 생산하기도 하지만 장인들이 만든 도구와 비교하면 역시 뒤떨어져. 하지만 그걸 만드는 후계자가 없어.

    나무를 깎는 대패와 나무를 캐는 끌

    목재의 문제도 있어. 나무를 사용해서 건물을 짓는데 점점 자원이 없어지고 있어. 나무가 자라는 것보다 우리가 쓰는 게 더 빠른 거지.

     

    전통을 지키는 것과 환경 문제가 충돌한다는 얘기네?

     

    국가가 대책을 내놓고 있기는 해. 나무 조각들을 붙여서 큰 나무로 만드는 거라던가. 하지만 이런 방법은 절에서는 사용할 수 없어. 그렇게 하면 건물이 구조적으로 약해지기 때문에 건물의 무게를 받칠 수가 없어. 그러니 역시 큰 나무를 쓸 수밖에 없어. 그래서 나무 하나하나를 소중히 해야되. 일할 때 실패하지 않도록 재료 하나 하나와 마주하려고 하지.

     

    나무로 만든 건물의 특별함이 있다면 뭐야? 

     

    나무는 따뜻함이 있어. 옛날부터 사람들은 나무에 기, 즉 영혼이 깃들어있다고 생각했어. 콘크리트에서는 느낄 수 없는 것이지. 그리고 나무는 처음에는 반짝반짝하지만 점점 색이 어두워지면서 차분한 색이 돼. 그래서 목조 건물은 시간이 지날수록 깊이가 깊어져. 그런 변화는 나무가 아니면 안돼. 그래서 나무를 대할 때 후대의 사람들이 봐도 부끄럽지 않도록 일하려고 해. 어떤 건물의 보수 공사를 할 때면 옛날 사람들이 어떻게 이 건물을 세웠는지, 어떤 마음으로 일했는지 보게 되는데, 그러면 그 옛날 일꾼들과 대화하는 기분이 들어. 이 사람은 이 일을 이렇게 했네, 이 일은 어떻게, 어떤 도구로 했을까, 상상하면 그 사람과 마치 대화하는 것 같아. 그래서 부서진 부분은 버리지만 사용할 수 있는 부분은 최대한 남기려고 해. 나무를 오래도록 유지하기 위해 그들이 한 일을 존경하는 마음으로 내 생각 대로만 하는 게 아니라 옛사람들의 방법을 참고하려고 해.

     

    그런 정신과 문화는 회사에서 어떻게 이어지고 있어?

     

    처음 들어갔을 때, '일은 눈으로 보고 훔쳐라'라고 배웠어. 선배들이 어떻게 하는지 보면서 배우고 느끼는 게 많다. 또 오야카타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그 생각을 믿고 그걸 목표로 삼아. 그 목표를 향해 직선으로 갈 수는 없겠지만 시간을 들여 돌아 돌아 결국 다다를 수 있도록.

     

    꼭 배운 대로 하지 않고 자신의 의견을 말하는 경우도 있어?

     

    물론이야. 자신이 의견을 잘 가지고 있는 것도 중요해. 기본적으로는 스승의 정신을 따르되, 그 방법은 다 다를 수 있겠지.

     

    8년째라고 하면 현장에서 어떤 위치야?

     

    우리 회사에서는 중견자랄까? 빠르면 벌써 건물 한 채를 도맡는 사람도 있어. 나는 아직 그렇지는 못하지만. 본당(本堂)은 건물도 크고 실패하면 안 되기에 맡기려면 여러 경험이 필요해.

     

    지금까지 한 것 중에 인상적이었던 작업이 있다면 뭐야? 

     

    처음으로 내가 모든 순서와 방도를 생각해서 리더로서 지시를 내려야 했던 현장이였어. 4년 차 정도 됐을 때 했던 지붕 공사인데, 우연히 선배가 다른 일이 생겨서 내가 맡게 됐어. 모두 처음 해보는 일이고, 내가 하는 것이 그대로 형태로 나타나니까 부담감이 컸어. 매일이 괴롭고 힘들었지만 덕분에 많이 배우고 자신감도 생겼어.


    "한 가지를 오래 계속할 수 있는 힘"

     

    들어보니 미야 다이쿠는 기술뿐 아니라 일을 바라보는 태도도 무척 중요한 것 같아. 좋은 미야 다이쿠는 어떤 사람일까?

     

    뜨거운 마음을 갖고 있는 사람. 그리고 사람을 움직이는 것에 열정이 있는 사람. 나무는 말하는 걸 들어주지만 사람은 말하는 걸 들어주지 않거든. 미야 다이쿠는 혼자서는 절대 건물을 세울 수 없어. 많은 사람의 협력이 필요하고 그러기 위해서는 많은 사람의 신뢰를 얻지 않으면 안 돼. 기술을 가진 사람은 많지만, 집단의 리더가 돼서 사람을 끌어들이고 이끌 수 있어야 해.

     

    어떻게 하면 사람을 움직일 수 있을까?

     

    다짜고짜 돌진하기? 현장 지도자로 일할 때에는 매일 전력으로 할 수밖에 없었어. 내 일만으로도 벅찬데 다른 사람의 일, 혹시나 누가 부상당하지 않을까, 항상 생각하지 않으면 안 되고. 선배가 있으면 조금은 의지할 수 있지만 그럴 수 없으니.

     

    일 외에 좋아하는 일이 있어? 

     

    취미는 별로 없어. 산책? 일이 시끄럽고 복잡하니까 평소에는 조용히 있고 싶어. 아무것도 생각하지 않고 천천히 걷고 싶어.

     

    나무에 싸여서 일하는데, 그것만으로도 힐링이 되지는 않아? 

     

    힘쓰는 일, 더러운 일, 힘든 일도 많이 있어. 부상이 있으면 일을 할 수 없으니 부상당하지 않도록 가장 신경 쓰고 있어.

     

    동료들과 집단생활을 하고 있다고 들었는데?

     

    결혼하지 않은 사람들은 한 집에 모여 살아. 일이 끝나면 당번인 사람이 밥을 만들어. 밥을 만드는 데에 시간이 너무 걸리면 다른 사람이 밥 먹는 것도 늦어지니까 제한된 시간에 적당한 양을 효율적으로 만들어야 해. 이런 하나하나가 일하는 데에도 중요하다고 배웠어. 상하관계도 있어. 손아래가 나이 많은 사람을 배려해야 하지.

     

    상하관계, 피곤할 것 같다. 

     

    힘들어.(웃음) 역시 혼자인 게 편해.

     

    개인 시간을 더 갖고 싶지는 않아? 

     

    일을 시작했을 무렵에는 친구들은 모두 대학생이어서 그들이 부러울 때도 있었어. 나도 친구들처럼 놀고 싶다고 생각한 적도 많았어. 하지만 나는 대학에 가지 않고 일을 시작하는 것이 더욱 경험이 될 거라고 생각하고 결정한 것이 었기 때문에 후회는 없었어. 또, 출장을 가면 꽤 긴 시간 동안 공동생활을 하게 되는데 그 안에서 선배들과 지내면서 얻는 것도 있어. 오야카타의 생각과 정신을 배워온 사람들이기 때문에 배울 것이 많아.

     

    가족들과 보내는 시간이 적은데, 어떻게 균형을 유지해? 

     

    가족들과의 보낼 수 있는 시간이 적은 것은 사실이야. 출장을 가게되면 주말에만 볼 수 있지. 하지만 이 직종을 택한 이상 할 수 없다고 생각해. 

     

    한 가지를 오래 계속할 수 있는 힘은 어디서 나오는 거야? 

     

    음. 목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긴 시간이 필요해. 일부러 노력하기보다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계속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오래 할 수 있는 것 같아.

     

    목표가 없는 사람들은 어떡해?

     

    목표는 있는 게 좋다고 생각해. 목표가 없으면 무엇을 위해서 하고 있는지 모르니까.

     

    목표를 못 찾은 사람은 어떡해?

     

    자신의 목표를 찾는 게 어려운 사람이 있으면 다른 사람 얘기를 듣고 그들이 사는 법을 관찰하는 것도 방법이야. 어떤 목표를 가지고 열심히 하고 있는지 참고할 수 있어. 목표를 찾기 위해서 여러 일을 해보는 것도 나쁘진 않다고 생각해. 하지만 뭔가를 하면 3년은 계속하는 게 좋다고 생각해. 그것 자체가 목표가 되는 거니까. 3년이 지나면 그때는 다른 목표가 생길 수도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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